‘전국 각지를 누비며 핵심 인재를 발굴하는 헤드헌터들의 이야기.’ 한 줄 소개만으로도 도파민이 가득 차오르는 드라마가 등장했습니다. 매회 해결사처럼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채용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흥미로운 헤드헌팅의 세계에 빠져드는데요. 그래서 더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헤드헌터의 일,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이 질문에 가장 확실한 답을 들려줄 리멤버 소속 헤드헌터 네 분과 직접 만났습니다.

Q1. 재직 중인 회사부터 집 앞까지, 후보자를 설득하기 위해 헤드헌터들이 어디든 찾아가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현실도 그런가요?
리멤버 헤드헌터 공창준: [진실] 보통 직장인들이 헤드헌터와 연결되는 방법은 전화나 이메일, 또는 리멤버와 같은 채용 플랫폼 메시지를 통한 ‘스카웃 제안’ 일 텐데요. 그래서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단순 제안 메시지나 전화를 통해서만 후보자와 소통할 것이라고요. 하지만 첫 제안 이후 설득의 과정부터가 진짜 헤드헌터의 일이에요.
최근, 금융 업계 마케팅 리드 포지션을 맡아 후보자를 찾은 적이 있어요. 수백 건의 이력서를 분석한 끝에 한 후보자에게 이직을 제안해 수락까지 받았지만, 현직 회사에서 counter offer(퇴직 의사를 표한 직원에게 더 좋은 보상, 직책 등을 부여하며 퇴직을 막기 위해 제안하는 보상안)를 제시해 다시 거절하셨죠. IT업계 유니콘 기업에서 5년간 근무하시다가 어렵게 결정하신거라,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계속 이직하기 어려우실 것 같았어요. 순간적인 흔들림이라 판단해 후보자의 집 근처로 바로 찾아갔습니다. 그분의 남편까지 함께 만나 삼자 대면하며 설득한 끝에 결국 성공했죠.

Q2. 극 중에선 셰프 채용을 맡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전문직이나 특수직 채용을 진행하기도 하나요?
리멤버 헤드헌터 박희윤: [진실] 일반 회사원 포지션 채용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특별히 받지 않는 포지션은 없습니다. 드라마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종교인, 변호사, 의사, 간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제안을 보내기도 해요.
특히, 저는 바이오 업계 기업들의 채용을 전담하며 의사 관련 포지션을 자주 맡고 있어요. 2년 전 국내 유명 제약 회사 H의 ‘메디컬 디렉터(의학 본부장)’ 포지션을 담당했을 당시, 풍부한 의약 지식과 전문의 자격증을 갖춘 의사를 찾아야만 했어요. 제약회사에서 임상실험을 진행할 때, 자사 약의 효능, 식약처 허가 여부, 치료 적응증(특정 약물이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나 증상) 승인 등 다양한 사항을 자문하고, 가이드 할 의사가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병원에서 기업으로 커리어를 바꾸는 게 어려운 결정인 만큼, 의사들의 지원율이 저조한 편이였죠. 때문에 여러 대학 병원에 찾아가 레지턴트, 펠로우와 접촉해 설득하기도 했어요.

Q3. 어떤 후보자는 기존 경력과 다른 새로운 산업과 직무로 새출발을 합니다. 헤드헌터가 후보자의 잠재력을 보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준 것이었죠. 현실에서도 헤드헌터를 통해 커리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리멤버 헤드헌터 윤예림: [진실] 헤드헌터의 역할은 단순히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구직자에게 더 나은 커리어 기회를 제시하는 일도 중요한 부분이죠. 이직은 많은 직장인들에게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자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삶에 플러스가 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요. 헤드헌터를 ‘커리어 컨설턴트’ 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후보자가 이직한 곳에서 잘 적응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제 역할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죠.
2년 전, 3D 광학 스캐너 제조사의 3D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포지션을 맡은 적이 있어요. 의료기기라는 특수 산업에 3D 엔진을 다룰 줄 아는 개발자 풀이 너무 작아 다른 서치펌들도 번번이 포기했던 상황이었죠. 문득 게임 산업에서 3D 엔진을 다루는 개발자들이 많을 것 같더라고요. 여러 차례 게임 업계 종사자들과 접촉을 시도했고, 결국 3D 게임엔진 전문 기업에 재직 중이었던 개발자를 모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설득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후보자는 이미 다른 기업에서도 오퍼를 받은 상태였고,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대신, 3D 관련 실무를 더 깊게 다루고 싶어 했던 후보자의 의중을 파악해 커리어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해외 파견 기회도 함께 어필했고요. 한 달간의 고민 끝에 추천한 기업으로 이직하셨고, 현재도 잘 다니고 계세요.
이런 경우도 있어요. 한 구직자가 기업에 직접 지원했을 때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었어요. 그런데 저를 만나 이력서부터 컨설팅받아 똑같은 기업에 최종 합격하셨죠. 드라마 같지만 사실입니다. 당시 받았던 이력서는 업무 내용과 성과가 산발적으로 나열되어 있었어요. 이를 공통 주제별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고, 성과를 상세히 기재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핵심역량도 기업에서 찾는 인재 조건에 맞춰 표현했죠. 수정된 이력서로 서류 전형에 수월히 통과했고, 좋은 역량을 보여주셔서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Q4. 드라마에서는 서치펌들이 후보자를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실제 헤드헌팅 세계에서도 서치펌 간 인재 유치 경쟁이 있나요?
$[*서치펌(Search Firm)?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후보자 발굴 및 추천하는 채용 대행사]
리멤버 헤드헌터 조건우: [진실] 실제로도 드라마처럼 서치펌끼리 후보자 유치 경쟁을 합니다. 다만, 헤드헌터가 후보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요. 같은 회사를 대상으로, 동일한 후보자를 여러 서치펌이 추천할 순 없습니다. 기업에 제일 먼저 후보자를 추천한 헤드헌터가 그 후보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죠. 이 소유권은 의뢰한 기업에도, 타 헤드헌터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의뢰한 포지션에 제가 후보자 B를 추천하면, 다른 헤드헌터들이 후보자 B를 추천할 수 없어요. 이미 A 기업에 B에 대한 정보가 제공됐기 때문이죠. 또, 기업 입장에서도 헤드헌팅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일부러 후보자 B를 탈락시키고, 나중에 B와 다시 접촉해 재입사를 시킬 수도 있잖아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서치펌은 보통 후보자 소유권에 대한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합니다. 계약서에 따라 다르지만, 대게 기업에 추천하는 시점부터 1년 정도 후보자에 대한 소유권을 지닐 수 있어요.

어떠셨나요? ‘드라마라서 가능한 거 아냐?’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으신가요? 기업마다 다른 채용 조건에 맞춰 후보자를 찾는 헤드헌터의 일이 이토록 방대하고, 세밀하다는 게 새삼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어떤 짜릿한 채용 이야기가 나올지 더욱 기대됩니다.
올해 리멤버도 드라마처럼 완벽한 채용을 성사할 수 있도록 더욱 부지런히 움직이려 합니다. 4개 서치펌 소속, 직급과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헤드헌터들의 지원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리멤버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