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주어진 연차를 초과해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에서 ‘마이너스 연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마이너스 연차는 말 그대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연차를 미리 당겨 사용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비록 공식적인 HR 용어는 아니지만, 많은 근로자에게 익숙한 개념인 연차 당겨쓰기에 대해 알아보고 인사담당자로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떠오르는 직원 복지, 마이너스 연차
연차 제도란?
연차는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1년 기준으로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유급으로 제공되는 15일의 휴가입니다. 이후에는 2년이 지날 때마다 1일의 유급 휴가가 추가되며, 최대 25일의 연차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1) 근로기간이 1년이 되지 않거나(신입직원), 2) 1년 동안 출근일 수가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근로자는 1개월 만근 시 1일의 연차가 주어져 최대 11일의 연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신입사원이나 근무시간이 부족한 근로자에게도 연차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마이너스 연차란?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실시한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평균 17일의 연차를 부여받지만, 이 중 5일 이상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연차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연차 사용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마이너스 연차 제도입니다. 원칙적으로 근로자는 1개월 만근을 할 시 1일의 휴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연차 당겨쓰기 제도를 도입한 회사에서는 연차를 모두 소진한 근로자라 하더라도 내년에 받게 될 연차를 미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해당 제도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회사의 복지 차원에서 도입하고 있는 기업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연차의 특징 및 장단점
운영 과정의 특징
마이너스 연차는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차를 당겨쓰는 것으로, 해당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에 근로하고 있는 신입사원이라면 입사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하더라도 연차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연차 당겨쓰기는 근로기준법 연차와는 다르게 회사에서 무조건 인정해 주어야 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실제로 근로기준법 어디에도 마이너스 연차, 연차 당겨쓰기와 같은 내용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연차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회사 측에서 편의상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근로자와 해당 제도 사용에 대하여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취업규칙에 관련 내용을 추가해 두어야 합니다.
근로자는 원하는 때에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지정권을 갖지만, 사용자 측에는 경영상 지장이 있다고 판단될 시 근로자의 연차 사용 시점을 변경할 수 있는 시기변경권이 인정되므로 과도하게 연차를 초과 사용하는 근로자가 있다면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을 근거로 하여 연차 사용을 거부 또는 변경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연차 운영 시 장점
연차 촉진의 번거로움 감소
기업은 연차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마이너스 연차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연차 사용을 촉진하여 번거로운 서면 통보 절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유연한 연차 사용 가능
개인적인 사유에 따라 자유롭게 연차 당겨쓰기가 가능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복지 차별화
직원들의 근태 관리나 휴가 관리에 대한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잡아둔다면 체계적인 근태 관리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차별화된 복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 연차 운영 시 단점
인력 운영 문제
연차를 미리 당겨쓰는 것은 근로기준법 연차에 더하여 복지 차원으로 제공되는 것이므로 법적 연차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악용하는 직원들이 늘어난다면 인력을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연차 당겨쓰는 행위가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면 업무 공백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휴가 관리의 복잡성
연차 휴가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용하고 퇴사 시 휴가가 남아있다면 이를 정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연차 일수보다 초과해서 사용한 뒤 근로자가 퇴사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주의사항 및 대처
마이너스 연차 제도를 도입할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해야 합니다.
퇴사 시 연차 비용 정산 문제
마이너스 연차를 사용한 후 퇴사 시, 초과 사용된 연차에 대해 임의로 공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또한 퇴직금에서 마이너스 연차 사용분을 공제할 수 있는 경우는 1) 근로자가 사전 동의를 한 경우, 2) 회사가 임금 과지급을 했을 경우에 한정됩니다. 따라서 임의로 마이너스 연차를 공제하거나, 퇴직금에서 차감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43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근로계약서 또는 취업규칙에 마이너스 연차 사용 조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연차 사용에 관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연차 당겨쓰기 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퇴사 시 원활한 정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제도 오용 및 악용 방지
마이너스 연차가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업무 공백이 발생하거나 조직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차 당겨쓰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긴급 상황이나 질병, 가족 행사 등 불가피한 사유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이너스 연차 사용 전 관리자의 사전 승인 절차를 도입하여 연차 사용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연차 사용을 예방하고, 업무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이너스 연차, 연차 당겨쓰기의 개념과 장단점 및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연차 당겨쓰기는 직원 복지를 향상시키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세부적인 기준과 운영 방안을 체계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지속적인 관리로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